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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Nahollo APT
Project Team: poly.m.ur (Homin Kim and Jihye Sun)
Location: 38-13, Baekjegobun-ro 22-gil, Songpa-gu, Seoul
Client: Private
Status: Completion
Area:2,392.1 m²

프로젝트: 나홀로 아파트
설계팀 구성: 폴리머건축사사무소 (김호민, 선지혜)
위치: 서울시 송파구 백제고분로22길 38-13
프로젝트 성격: 완공
건물연면적: 2,392.1 m²

Description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고층주거에 살고 있다. 60 년대부터 본격화된 경제개발은 인구 증가로 이어졌고 열악한 주거 환경이 큰 사회 문제가 되었다. 아직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빨랐던 산업화는 작은 수도 서울에 너무 많은 문제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을 한강 남쪽으로 넓히고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의 보급에 힘썼다. 물론 처음부터 고층주거를 선호했던 것은 아니었다.

영국엔 어느 동네든 하이스트릿으로 불리는 거리가 있다. 장을 보고 밥을 먹고 차 한잔하며 이웃과 얘기 나눌 수 있는 소위 마실이다. 보통 기차나 지하철 역을 끼고 있어 출퇴근 길에 항상 지나치고 동네 어디서도 접근하기 좋은 길이다. 주거지 한가운데 있어서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소위 커뮤니티 거리가 된다. 재미있는 건 하이스트릿에서 하이(High)와 로우(Low)는 서로 반대말이지만 상대적이란 점이다. 더 높거나 낮지, 절대적으로 높은 건 없다. 주거지에서 보면 가장 이동이 빈번하고 번화하다는 의미에서 하이스트릿으로 불리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처음엔 동네의 작은 가게나 시장이 있던 곳에 인구가 늘고 사람들의 이동이 빈번해지면서 하이스트릿이 된다. 바쁜 정도에 따라 런던 같은 대도시의 중심 상업거리도, 지방 소도시의 시장통도 모두 하이스트릿으로 불린다. 도시의 상업 거리는 자연 발생적이고 자생적이다.

평범한 주거지에 카페들이 하나 둘 생기고 거리가 활발해지면 임대료가 오르기 시작한다. 이를 감당하지 못한 카페들이 나간 자리에 매출이 높은 음식점이나 주점이 들어선다. 최종적으로 인건비 비중이 낮은 옷집이나 화장품 가게들이 남으면 저녁에 불이 꺼진 거리는 적막에 휩싸이고 로우스트릿이 된다. 이 사이클에서 건축은 표피로 인지되고 이미지로 소비된다. 기 디보르(Guy Dibor)의 ‘스펙타클의 사회’에 나옴직한 문구 같지만 실은 서울의 하이스트릿 이야기다. 여기서 건축은 주인공으로 초대받지 못한다. 조연이지만 주어진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야 한다. 익명의 사용자를 위한 건축과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서울에서 80 년대까지 가장 핫한 거리를 꼽으라면 명동과 종로 딱 두 곳이었다. 통금이 있던 시절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에만 12시 영업제한이 풀렸는데 밤새 사람들로 넘치던 명동 거리를 비춰주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90 년대 초 서울에 새로운 하이스트릿이 등장했는데 바로 압구정이었다. 당시엔 새로운 상권의 등장을 신기해 하면서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모습에 우려 섞인 눈빛을 보내곤 했었다. 오랫동안 업무와 상업 지역이던 종로와 명동에 비해 압구정은 평범한 주택 단지였던 곳에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기능들이 스며들면서 만들어졌다. 소위 핫한 거리의 시초였다. 우연히 그 한복판에 살고 있던 난 지극히 평범했던 주택가가 어떻게 하이스트릿으로 변해가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처음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서 용도를 바꿔 쓰다 나중엔 신축 건물들로 채워지면서 거리의 모습이 바뀌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그 후로 다양한 하이스트릿을 경험하면서 상업이 어떻게 건축과 지역을 바꾸고 재생하고 한편 쇠퇴하게 하는지 연구하게 됐다. 런던의 동쪽 올드스트릿(Old Street), 하이베리(Highbury) 같은 저렴하고 위험하기까지 했던 지역들이 예술가의 이동에 따라 어떻게 문화와 상업의 하이스트릿으로 변해가는지, 서울의 이태원, 한남동 같은 곳들이 어떻게 뜨고 지는지, 그리고 소비되는지. 건축은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Nahollo A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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